'통제와 감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2.22 헌법의 풍경 - 김두식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은 고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군법무관과 검사를 지냈던 사람이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아내를 뒷바라지하겠다며 검사직을 떠났던 그는 미국 코넬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지금은 경북대 법대에서 가르치고 있다.

2002년도에 <칼을 쳐서 보습을 :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기독교 평화주의>를 출간한 바 있다. 

 

헌법의 풍경이라는 제목을 읽고 헌법의 개론을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 약간은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헌법의 조문들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저자는 헌법의 조문들 중 그의 생각에 '헌법 정신'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중심으로 사회의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부는 법률가와 검찰에 대한 이야기를, 2부는 헌법의 핵심 정신은 무엇인가의 대한 그의 논지를 펼치고 있다. 

 

1부에 나오는 법률가와 검찰에 대한 이야기는 자신도 검사인 '내부자'로서 보았던 그들만의 일그러진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고, 2부에서 저자는 헌법의 핵심적인 정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지 않을 권리', 차별받지 않을 권리' 3가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술술 잘 읽히는 편이나, 자신의 개인사적인 이야기는 좀 줄이고 헌법에 대해 좀 더 많이 이야기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좀 든다. 법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국민들이 헌법이라는 게 있다는데 그게 뭔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그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해주기에는 서론이 너무 긴 느낌이랄까. 

 

마음에 남은 구절 몇 가지 남겨 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여전히 법에 의한 통제와 국민 감시의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국가 권력이 괴물로 변할 경우 그 첨병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 검찰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검찰 지도부는 대부분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인권과 거의 담을 쌓고 지내던 조직 분위기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입니다. 이들 중 다수는 과거의 옳지 못했던 관행으로부터도 한 때 자유롭지 못했던 사람들입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입장을 바꾸었다 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통제와 감시의 눈길을 거두어들여서는 안됩니다. '

 

'반대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나라에서는 방어적 민주주의의 논리가 독재를 정당화하기 위해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습니다. 박정희나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 걸핏하면 북한 공산주의에 대항한다는 명분으로 민주주의를 탄압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원래는 공산주의자들처럼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사상의 자유라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핵심이기도 하지요. '

 

반응형
Posted by 소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