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책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탐독했다고도 했던 책이고...
뭐 그런 이야기 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히 보고 집어들어 훌훌 읽기 시작한 책.
문체가 어렵다느니, 겉멋이 들었다느니 하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그런 문체가 그 당시의 비장하면서도 아이러닉한 분위기를
잘 전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단순히 이순신을 신격화하는 영웅적인 모습만을 그리는 것이 아닌, 두려워하
면서 밤마다 식은 땀을 흘리고, 자기 아들의 죽음에 광에 들어가 숨어서 우는
모습들...의 형상화는 너무나 인간적이기에 너무나 좋았다.
국가 권력과 개인의 충돌과 그 모순의 형상화는 이순신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 치열하게 전개되어지고, 그 가운데 벌어지는 전투는 단순히 승리의
기쁨으로 일관되는 것이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
소소한 기쁨이었던 것은, 단순히 딱딱한 음식들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사이 사이 실소를 짓게 하는 에피소드들이 조용한 도서관에서 나도 모르게
몇 번 웃게 만들었다는 것.
2005/07/28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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